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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Issue_☆

2010.3.12 Hot Issue File .1 -고대생 자퇴 대자보-

==========아래는 고대생 '자퇴 대자보' 원문입니다. =======================



자별적 퇴교를 앞둔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3학년 김예슬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G(글로벌)세대로 ‘빛나거나’ 88만원 세대로 ‘빚내거나  그 양극화의 틈새에서 불안한 줄다리기를 하는 20대, 뭔가 잘못된 것 같지만 어쩔 수 없다는 불안에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20대.



우리들의 다른 길은 이거밖에 없다는 마지막 믿음으로 이제 나의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나는 25년간 긴 트랙을 질주해왔다.

친구들을 넘어뜨린 것을 기뻐하면서 나를 앞질러 가는 친구들에 불안해하면서.

그렇게 '명문대 입학'이라는 첫 관문을 통과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더 거세게 채찍질해봐도 다리 힘이 빠지고 심장이 뛰지 않는다.

지금 나는 멈춰서서 이 트랙을 바라보고 있다.

저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취업이라는 두번째 관문을 통과시켜줄 자격증 꾸러미가 보인다.

다시 새로운 자격증을 향한 경쟁이 시작될 것이다.

이제야 나는 알아차렸다. 내가 달리고 있는 곳이 끝이 없는 트랙임을.



이제 나의 적들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름만 남은 '자격증 장사 브로커'가 된 대학. 그것이 이 시대 대학의 진실이다.

국가와 대학은 자본과 대기업의 '인간 제품'을 조달하는 하청업제가 되었다.

기업은 더 비싼 가격표를 가진 자만이 접근할 수 있또록 온갖 새로운 자격증을 요구한다.



10년을 채 써먹을 수 없어 낡아 버려지고 우리들은 또 대학원에, 유학에 돌입한다.

'세계를 무대로 너의 능력만큼 자유하리라'는  는 자유의 시대는 곧 자격증의 시대가 되어 버렸다. 졸업장도 없는 인생이, 자격증도 없는 인생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큰 배움 없는 ‘大學 없는 대학'에서 우리 20대는 ‘적자세대’가 돼 부모 앞에 죄송하다.

젊은 놈이 제 손으로 자기 밥을 벌지 못해 무력하다.

스무살이 되어서도 꿈을 찾는게 꿈이어서 억울하다.

언제까지 쫓아가야 하는지 불안하기만 하다.



나는 대학과 기업과 국가, 그들의 큰 탓을 묻는다.

그러나 동시에 내 작은 탓을 묻는다.

이 사태에 가장 위약한 걱중 하나가 졸업장 인생인 나.

나 자신임을 고백할 수 밖에 없다.



그리하여 나는 오늘 대학을 거부한다.

더 많이 쌓기만 하다가 내 삶이 시들어버리기 전에 쓸모 있는 상품으로 ‘간택’되지 않고 인간의 길을 ‘선택’하기 위해.

이제 나에겐 이것들을 가질 자유보다는 이것들로부터의 자유가 더 필요하다.

나는 길을 잃을 것이고 상처받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이 삶이기에 생각한대로 말하고

말한대로 행동하고

행동한 대로 살아내겠다는 용기를 내린다.



이제 대학과 자본의 이 거대한 탑에서 내 몫의 돌맹이 하나가 빠진다. 탑은 끄떡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학을 버리고 진정한 大學生의 첫발을 내딛는 한 인간이 태어난다.



내가 거부한 것들과의 다음 싸움을 앞두고 말한다.



그래, "누가 더 강한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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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이 대자보가 붙었던 게시판에 '당신의 용기를 응원합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라는 응원의 글귀가 적힌 A4지 두장과 장미꽃 3송이가 붙었다고 합니다.

처음에 이 기사를 보고 나서 '아, 아직도 대학교에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구나...'라고 저는 감탄을 했습니다... 솔찍히 저같으면 이런 당당한 모습(이라고 해야하나? 용기있는행동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전 긍정적으로 보고있습니다^^;)을 바라보는 입장밖에 못되니까요...

근데 중요한건 이 대자보가 붙은 뒤 내용입니다..

진실인지 거짓인지 모르겠지만 뒷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 대자보에 글을 써서 자퇴사실과 이유에 대해 알린다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한 목적이라고 봄)
* 부모님과는 일절 상의가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학사지원부에서 어머님과 의견차이로 심하게 다툼)
* 경영대 학사지원부에 남 학우와 어머님을 동행하고 왔다.
* 학사지원부 알바가 고대생 커뮤니티에 제보를 함으로써 문제가 제기 되었다.
   (작성자의 코드 분석결과 경영대 학사지원부 IP임이 확인되었음)
* 어머니는 왜 운동권으로 빠지려 하느냐, 다른방법이 있을것이다 하면서 만류했지만 쿨하게
   자퇴서를 작성하였다.
* 경영대 학장님과 면담 이후에 자퇴는 1주일간 보류 되었다.
* (결정적) 어머님을 보내드리고 혼자 다시 와서 재입학이 언제 되냐고 물어보았다.
(* 내용들의 출처는 D`s Hybrid Tactics Cafe 입니다...)

음... 이런글을 보니 또 다른 관점에서 보이기도 하네요...

역시 사람일은 오묘한(?)것 같네요;...